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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전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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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MMA' ⓒ Kaoru Mori, ENTERBRAIN, INC., 모리 카오루의 엠마 6권, 이제야 읽었습니다. '설마 이런 사건이 터질 줄이야'라는 카피와 함께 드디어 시작된 이른바 '최악의 사태', 결국 이렇게 흘러가는 것이 필연이었을지도 모르지만 사실 당황스럽다면 당황스러운 전개랄까... 솔직히 아직은 조금 더 뜸을 들이면서 갈등과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올릴 단계라고 생각했는데 그 과정은 거의 생략하다시피 하고 대뜸 일을 저질러버리니, 사건 그 자체는 굳이 지금까지의 이 만화 분위기를 고려하지 않더라도 매우 강렬한 것이지만 솔직히 김이 새는 느낌도 없지 않군요. 지금까지 모리 선생은 결과뿐만 아니라 그 결과를 향한 과정 역시 '즐길' 정도로 중시하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그런 것 치고는 조금 허술했다고 할지 성급했다고 할지... 어쩌면 그의 입장에서는 지금껏 해온 것만으로도 충분히 '중시'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결국 그가 그리고자 하는 바는 (후세의 제3자가 보기에는) 낭만이 가득한 빅토리아 시대의 정경과 이를 무대로 세간의 반대를 뛰어넘어 펼쳐지는 연애담일 뿐 그 이상의 무언가를 의도하고 있지는 않을 터. 사회적 관점에서 빅토리아 시대에 드리우던 빛과 그림자라던가, 대두하는 신흥 세력과 구 세력의 대립이라던가, 그런 시절에 힘도 배경도 없는 일개 아녀자가 당할 수 있는 수모 같은 것은 결국 따지고 보면 본작에 있어 장식 이상의 의미는 없다는 것도 사실. 그런 관점에서 생각하면 이제까지도 그런 종류의 '장식'에는 충분히 신경을 써왔고, 여기서 조금만 더 깊이 들어가면 가벼운 마음으로 건드릴 수 없는 골치 아픈 단계에까지 이르게 되니, 더는 그런 데 시간을 할애하지 않고 곧장 클라이맥스로 들어가버린 작가의 결정도 그렇게까지 잘못된 거라 볼 수만은 없을 겁니다. 사실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만 '누군가의 도움이 없다면' 엠마가 앞으로 당하게 될 처지가 - 잠시나마 남성적 망상에 빠졌던 독자로서는 - 놀라울 만큼 온건한 것 또한 모르긴 몰라도 그런 고려가 반영된 결과 아닐까요. 어쨌든 이렇게 됨으로써 적어도 이야기가 필요 이상으로 늘어질 우려는 사전에 차단이 되었고, 애초의 예상보다 조금 김이 샜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농후하면서도 긴박감 넘치는 극 전개 및 연출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부분. 단지 지난 권에서 새로 두각을 나타낸 것 같았던 여러 변수/복선 중 일부가 앞서 이야기한 대로 생략된 감이 있어 다소 아쉽기도 하지만, 결국 이들도 어떤 형태로든 반영은 될 모양이니 일단 이 정도로 만족하고 잠시 더 지켜볼까 합니다. 아무래도 마지막이 되지 않을까 싶은 다음 권에선 과연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궁금하군요. 그럼 좋은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덧1> 지난 권부터 느낀 점인데 요즘 앞표지와 뒷표지가 따로 노는 듯... 날개는 이어지지만서도.
덧2> 결국 윌리엄은 작품 안쪽에서나 바깥쪽에서나 별로 좋은 소리 듣기는 힘들겠군요, 끌끌끌. 덧3> 윌리엄 양친의 과거 역시 이야기에 영향은 끼쳤는데... 어째 미묘하네요. 괜찮기는 했지만. 덧4> 오늘 국내 라이센스 판도 출간되었더군요. 과연 이번에는 어떻게 나왔을지? (아직 못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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