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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루 파인더
 
근래 읽은 만화 관련 잡상 060603


ⓒ Hebisaku Yoshida, SHOGAKUKAN INC. / ⓒ Yellow Tanabe,
랜덤하우스중앙(주)·북박스 / ⓒ Kohji Kumeta, (주)학산문화사

디스 프리 1권 (요시다 헤비사쿠) [일서]
모 우주 개구리 소대(?)의 활약 덕인지 요 근래 다시 간간이 눈에 띄곤 하는 '침략자와의 동거'물로서, 어렸을 적 주인공의 눈앞에서 어째서인지 이세계로 떨어져 행방불명된 소꿉친구가 십수년 만에 다시 나타났는데... 실은 이 아가씨가 그동안 저쪽 세계를 완전 정복한 파괴의 여왕이 되어 이번에는 이쪽 세계를 정복하기 위해 돌아왔더라는 조금 괴상한 이야기. 일단 장르의 약속대로 '이쪽 세계의 문물에 어두운' 이 동거자/침략자가 좌충우돌 벌이고 다니는 온갖 민폐와 그 폭주를 막아내느라 허구헌날 속을 썩이는 주인공의 분투기가 주요 내용인 듯 보이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겉으로 드러난 명목일 뿐 실제로는 그런 와중에 이 다이너마이트 바디(...)의 침략자 아가씨가 얼마나 더 화끈하게 벗어제끼는가에 주로 촛점이 맞추어져 있는 듯하다. 결국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쪽의 패배일 것 같은 그런 물건이라고 할까. 그럭저럭 재미있을 뻔했던 기본 컨셉을 날려버리게 된 것은 약간 아깝지만... 역시 그냥 지나친다고 해서 별로 손해볼 건 없을 성 싶다, 유감스럽게도;

결계사 10, 11권 (타나베 옐로우) [정식]
잘 나왔다, 그 외에는 달리 할 말이 없는 편. 그래도 트집 한 번 잡아보자고 눈에 불을 켜고 뜯
어본 끝에 발견한 단점이라는 것이 고작 '뒷 페이지가 비쳐서 신경쓰인다' 정도이니... 그나마
도 이는 우리나라 코믹스 업계 공통의 것이지 딱히 이 만화만의 문제가 아니라 물고 늘어지기
도 좀 뭐한 감이 있고. 굳이 말하자면 '인간 기둥' 정도가 약간 걸리긴 했는데, 그래도 일단 번
역 측면에서나 제책 측면에서나 모두 '이 정도면...'하고 고개를 끄덕일 만한 품질이라는 데에
이견은 없다. 그저 뭐랄까, 머지않아 본작에 대해 한층 긍정적인 방향으로 재평가가 이루어질
어떤 계기가 예정되어있는 만큼... 그에 걸맞는 최고의 품질을 갖춰주기를 기대해볼 따름이다.

안녕, 절망선생 2권 (쿠메타 코오지) [정식]
번역본으로서 이 만화는... 과하다, 여러 가지 의미에서로. 긍정적인 측면으로 보자면 완벽하다거나 경이롭다고 할 정도는 안 되더라도 이런 괴만화를 기대 이상으로 열심히 번역해주었다는 데에 높은 점수를 줄 수 있겠지만, 거꾸로 부정적인 측면으로 보자면 이런 괴만화를 너무 '열심히' 번역한 탓에 그만 손을 댈 필요가 없거나 혹은 애당초 손을 댈 도리가 없는 영역까지 건드려버렸다는 것이 문제랄까. 무슨 소리인고 하니 바로 작중 등장하는 온갖 소재 차용의 출처에 대한 역주들 말인데, 그게 꼭 필요한 것이었을까? 이건 순전히 역자와 국내 판본의 명예를 염려해서 하는 소리지만... 정말 앞으로도 계속 이 정도 역주를 달 수 있을 것인지, 그게 궁금하다. 이 경우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순전히 커버 범위의 문제랄까, 물론 요즘은 인터넷이라는 좋은 수단이 있어서 노력만 들이면 왠만한 정보는 얻을 수 있겠으나, 아무리 봐도 작가의 머리속에서 즉홍적으로 쏟아져 나왔음에 틀림없는 난잡한 리스트를 일일이 쫓아다니느니 차라리 본문의 품질을 좀더 완벽하게 가다듬는데 그 정력을 쏟는 게 낫지 않았을지? 벌써부터 그 '충실한 역주'에 군데군데 흠결이 보이는 마당에서는 더더욱... 과연 이를 언제까지 계속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그렇다고 이제와서 싹 없던 일로 해버린다면 만만찮은 독자의 반발을 사게 될 게 자명한 일이고... 정말 애먼 상황에 봉착했다는 인상, 나만 그리 생각하는지도 몰라도 아무튼 정말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두고볼 일이다.

그럼 좋은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덧1> 요시다 헤비사쿠는 뭐하던 사람인가 싶어 전작을 뒤져봤더니 원래 '그쪽' 작가더군요 과연.
덧2> 아무래도 좋은 이야기이긴 하지만서도 '디스 프리'는 '디스트럭션 프린세스'의 약자랍니다;
덧3> 빙빙 돌려 말하려니 좀 그런데 아무튼 결계사의 그 '계기'라는 건... 기대 반 불안 반이네요.
덧4> 절망선생... 저는 작가 본인도 모든 독자가 그 네타를 이해하길 기대하진 않을 거라 봅니다.
덧5> 아니 마이너리티를 침해당한 폐쇄적 매니아의 과잉방어기제 이런 건 아니라니까요! (웃음)
by 벨제뷔트 | 2006/06/03 20:49 | 만화 감상 [모음] | 트랙백 | 덧글(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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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DIVE at 2006/06/03 21:02
아, 결계사.. 읽은지 좀 되어서 흐름이 끊겼는데.
뭐 금방 추스릴수 있겠죠 -0-
Commented by 나르사스 at 2006/06/03 21:03
절망선생은 그래도 감지덕지죠. 저런 주석없이 본문 번역이 엉망인 녀석들도 허다해서...
Commented by 산왕 at 2006/06/03 21:09
디스프리라;; 그런 류의 다이너마이트 바디가 어디까지 벗나를 보여주는 만화가 요즘 워낙 많이 나와서.. 싫어도 몇 가지는 보게 되더군요(즉; 낚이기 쉽다는 의미;;;)
Commented by dcdc at 2006/06/04 00:00
에 뭐 좋은 번역이니 그냥 만세만 부르고 있습니다 :)
Commented by 벨제뷔트 at 2006/06/04 00:06
DIVE 님> 필시 금방 따라잡으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
나스사스 님> 특히 서울문화사에 요즘도 그런 게 많더군요;
산왕 님> 결론은 '낚였다'는 한 마디로 압축할 수 있더군요;

dcdc 님> 그렇지만 눈을 부릅뜨고 살펴보면 좀더 다듬어야 할 만한 부분이 눈
에 띄어서 말입니다. 그런 점에서 같은 역자분의 은혼은 정말 좋았는데요 헐헐.
Commented by Laika_09 at 2006/06/04 00:21
절망선생의 번역은 결국 갈 때까지 갈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 건 저뿐일까요?ㅠㅠ
(작품 자체가 워낙에 그렇게 될 확률이 높고 말이죠)
Commented by Ruri at 2006/06/04 00:23
음... 그게... 첫 만화... 그림만 보고 누군지 알아봤습니다....
일반 만화도 그렸군요...
Commented by 벨제뷔트 at 2006/06/04 00:29
Laika_09 님> 저는... 모르겠습니다 전혀; (작품에 대해서는 관망 중이랄까요)
루리 님> 저런, 굉장한 공력이십니다 :) / 청년지 연재작이더군요, 선데이 GX;
Commented by DSmk2 at 2006/06/04 01:15
카이조에 비하면 절망선생은 정말 잘 나와주고 있죠. 대한민국은 확실히 전진하고 있습니다. (--;)
Commented by 벨제뷔트 at 2006/06/04 01:39
사실 전 우리나라 말이라는 측면에서 볼 경우 국내판 카이조(초반) 쪽이 좀더 우수하
다고 봅니다만, 그래도 전체적으로는 역시 절망선생이 앞서는 건 부인할 수 없군요 ;)
Commented by 밀피 at 2006/06/04 02:18
절망선생 한국판의 주석이 어떤 것일지 무척 많이 기대 됩니다 !!
이 블로그에서 얘기를 들을 때 마다 두근거립니다. 빨리 봐야지..
Commented by 밀피 at 2006/06/04 02:22
물론 괜히 설명이 많은 만화보단 기본적으로 저도 카이조 같이 직관적인 재미와
이해를 돕는 번역이 더 좋다고 봅니다.. 떴다! 럭키맨의 번역은 최곱니다.. (이봐)

그래도 절망선생 한국판이 잡학사전의 기능을 해주고 관련 정보를 대신 찾아서
적어주는 공식 팬북이라면야, 일본판과 동시에 갖출 가치는 충분하고도 남지요.
Commented by 가즈파쵸 at 2006/06/04 12:09
번역가가 매니아일 가능성도.....
Commented by utena at 2006/06/04 13:55
제 생각에도 "네타용 일본문화斷片 해설서"로서의 순기능(...)의 역할이 클 것 같군요..본 적은 없어서 모릅니다. 그냥 말씀듣고 추리 -_-;
Commented by 타키 at 2006/06/04 14:01
결계사 ... 11권이라
Commented by crazyquilt at 2006/06/04 16:20
'안녕 절망선생' 번역본에 역주가 많이 달려 있다니... 솔직히 저는 역주 많이 달린 번역본을 좋아합니다.... 역주 없는 번역본은 치즈 없는 피자랄까요....
Commented by YaWaRa군 at 2006/06/04 19:52
음 절망선생주문하는 것을 잊었었는데, 오늘 주문해야 겠군요
Commented by 강설 at 2006/06/04 23:20
결계사에 대한 재평가의 계기?
혹시 애니메이션화인가요?
Commented by 일레갈 at 2006/06/06 19:57
절망선생은 '역주가 제철 거봉포도마냥 주렁주렁 달려있다' 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역주가 없으면 하나도 이해 못할 소재들이긴 하지만, 그것들 덕분에 읽는 시간이 적어도 5분은 늘어나더군요.
Commented by 벨제뷔트 at 2006/06/07 02:29
밀피 님> 역시 만화에서는 직관성이 중요하니까 말입니다 :) / 그런데 그게... 여타 비슷
한 부류의 작품들에 비해 빽빽하기는 하지만 결국 놓치는 것도 여전히 많은 경우라서요;

가즈파쵸 님> 그쪽 가능성도 한 번 생각해볼만 하겠군요 :)
우테나 님> 그렇지만 이 만화 자체의 역기능(...)도 만만치 않아서 말입니다 ^^.
타키 님> 재밌습니다, 가슴이 찢어지긴 하지만서도 --.

야와라 님> 변두리(...) 거주는 이래서 참 곤란합니다 ><.
강설 님> 기대해보셔도 좋을 겁니다... 이미 아시는 분들도 많이 계신 듯하지만;
일레갈 님> 본편이 좀 정신없어진 것도 있고 해서 은근히 집중이 잘 안 되더군요;
Commented by maria at 2006/06/09 16:52
어째 묘한 압박이 느껴집니다...
Commented by 벨제뷔트 at 2006/06/12 21:35
그렇게까지 압박을 가할 생각은 아니었습니다만 기왕이면
고칠 점을 (있다면) 찾아드리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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