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Keisuke Itagaki, AKITA PUBLISHING CO.,LTD
사상 최대의 '부자 다툼'이 지금 '전쟁'으로 변한다! ...라는 실로 거창하기 그지없는 캐치 프레이즈를 내걸고 기세등등하게 그 막을 올린, 이타가키 케이스케의 바키 시리즈 대망의 최종장 - 제3부 '한마 바키'. 사실 지난 2부 'BAKI'가 다소 석연찮은 행보를 보인 끝에 결국 썩 근사하다고는 말하기 힘든 결말을 맞이해버린 탓에, 개인적으로 이번 최종장에 대해서는 필요 이상으로 큰 기대는 갖지 않으리라고 나름대로 다짐했던 바 있습니다만... 그래도 역시 지금까지의 기나긴 투쟁에 종지부를 찍는 마지막 일대 결전이라는 그 이벤트성에 넘어갔는지 저 스스로도 깨닫지 못한 사이 은근히 달아올라 있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애초에 아무 기대조차 없었더라면 그 첫 단행본 두 권을 읽고 난 지금 이렇게까지 애매한 기분에 사로잡히게 되지는 않았을 테니까요.
아니 그렇다고 해서 이번 신간이 그렇게 형편없는 것은 아닙니다만. 일단 지금까지 실로 오랫 동안 미루져어 왔던 메인 이벤트의 본격적인 시작 선언에 때맞춰 그 주역들이 대체 어떤 이들인지 다시 한 번 정식으로 짚고 넘어가는 전개도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수순이고, 그 세부 내용 또한 제3자의 시점을 빌려 객관성을 유지하는 척하는 특유의 능청섞인 - 그야말로 '바키 다운' - 테이스트로 가득해 변함없는 재미를 선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앞서 언급한 인물 소개의 일환으로서 지난 2004년 별지에 공개된 이래 아직 단행본화되지 못하다가 이번에 특별수록된 환상의 에피소드 '한마 유지로 탄생' 편 등 여러 모로 즐길 거리가 풍부하다는 데에 틀림은 없을 겁니다.
그러나 문제는 결국 그 자체가 하나의 기나긴 막간에 불과했던 지난 2부 내내 수도 없이 반복되었던 내용과 이번 신간의 내용이 근본적으로 다를 게 뭐가 있냐는 점이랄까. 그래도 새로운 타이틀에다 무려 '이타카키 케이스케 선생이 입혼!'까지 해가며 내놓았다면 독자 입장에서는 지금까지와 다른 무언가를 기대해보는 것도 당연한 일일 터인데, 그런 기대에 아랑곳않고 결국 이번에도 지금까지 주구장창 수도 없이 하고 또 했던 이야기를 다시 한 번 반복해버린 셈이 되었으니... '이 마당까지 와서 아직도 뜸을 들일 여유가 있단 말인가!' 하는 탄식이 목구멍을 치솟아오르는 것 또한 무리는 아니겠지요. 물론 여태까지 기다린 거 조금 더 기다리지 못할 것도 없기야 하나, 이제 슬슬 뭔가 뚜렷한 진전을 좀 보여주었으면 하고 바란다면 지나친 요구일지. 저로선 그렇지 않을거라 생각합니다만... 부디 작가 이타카기 선생 측에서도 같은 생각을 해줬으면 좋겠군요, 아니 정말로.
아무튼 좋은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덧1> 적수로서 전력을 다해 상대한 후 친구로서 전심을 다해 상대한다, 말이야 맞는 말이긴 한데;
덧2> 여담이지만 이번 한마 바키는 책 날개에 작가 멘트가 들어가지 않는 모양. 약간 유감입니다.
덧3> 그렇지만 2권에 굉장한(?) 사진 하나가 실려있어서, 이번에는 그걸로 만족할 수 있을지도 :)
덧4> 유지로 아버지는 어떤 사람이었을까요? 어차피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 상관없을 듯하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