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situation... It reminds me of a joke...

by 벨제뷔트
블리치는 드래곤볼의 꿈을 꾸는가 (...)
얼마 전에 언급했던 적이 있는 이야기의 연장입니다만, 쿠보 타이토의 인기작 블리치
에 대해 요즘 말들이 많더군요. 아니 그것도 이미 대충 소강상태 같기는 한데, 아무튼
근래 이 만화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은 한 마디로 말해 '드래곤볼 화'로 요약이 가능하
겠지요. 사실 최근 몇몇 행보를 보면 나름대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이야기이긴 합니다.

하지만, 분명 두어 가지 유사점이 있다한들 냉정하게 따져보면 고작 그 정도로 저 드래곤 볼과
겹친다고 보기 힘든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왠지 모르게 이 블리치는 분명 기억에 있는, 혹 드
래곤볼이 아니라 해도 거의 그에 맞먹는 거대한 존재감을 지닌 '무언가'와 참 닮았단 말이지요.

그렇다면 혹시 근래의 '블리치 → 드래곤볼' 테크트리(...)는 지금도 너무나도 선명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드래곤볼의 잔영에 그만 상대적으로 다소 흐릿해진 '그 무언가'가
잘못 겹쳐져서 그만 '블리치 → ? → 드래곤볼' 이런 변환 오류가 일어난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과연 '그 무언가'란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하고 얼마간 고민을 해봤습니다만...

결론이 나오더군요.

이 만화가 진정 빚을 지고 있는 것은 토리야마 아키라의 드래곤볼
이 아니라, 바로 저 쿠루마다 마사미의 세인트 세이야라는 결론이.

사실 이 블리치와 드래곤볼의 유사점이라고 할 만한 것은 실제로 찾아보면 거의 없어요. 기껏해야 '초반 이후 만화의 장르가 변한다', '인물들의 파워 단위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한다', '왕자(王者) 그림죠의 행보' 정도인데... 앞의 두 가지는 드래곤 볼의 대표적인 특성 가운데 하나이기는 해도 드래곤볼만의 것으로 보기는 힘들 뿐만 아니라 이 만화에서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적용되어 있지요. 뭐 그림죠 쪽은 세세한 부분까지 완벽한 드래곤볼의 재연이라는 데에 감히 이의를 제기할 수 없지만서도, 아무튼 드래곤볼과의 접점은 저렇게 제한적인 반면에 세인트 세이야와의 접점은?

...분명히 말해 상상을 초월할 정도.

일단 몇 가지 '간단한' 예만 좀 들어볼까요.



1. 주인공 소속 조직의 상층부가 주인공 일행을 난데없이 역도로 규정하고 토벌에 나선다.

->생츄어리 / 소울 소사이어티

2. 주인공 일행 중 하나는 원래 주인공 일행 토벌 명령을 받고 파견된 선발대였다.

-> 효가 / 렌지

3. 결국 조직에 의해 '공주님'의 죽음을 향한 카운트 다운이 시작된다.

-> 아테나 황금화살 피격 / 루키아 처형 판결

4. 제한된 시간 내에 정해진 숫자의 조직 간부들을 격파하고 '공주님'을 구해야 한다.

-> 황도12궁의 황금성의 / 호정13대 부대장

5. 이들 간부 중 대부분은 기본적으로 선한 인물에 가깝지만 적의 흉계 탓에 주인공 일
행과 대치하게 되는데, 그 일부는 친분으로 인해 자기 임무를 수행하는 대신에 주인공
일행을 돕는 것을 선택하기도 하며, 실은 주인공 일행의 스승격 인물도 이쪽 출신이다.

-> 무우, 도코 / 요루이치, 키스케

6. 그 중 하나는 장래성있는 꼬마를 달고 다닌다.

-> 무우 / 키스케

7. 오가는 주먹 속에 주인공들과 친분이 없던, 혹은 적의가 있던 이들과의 우정(?)이 싹트기도.

-> 알데바란, 샤카, 슈라 / 켄파치, 바쿠야, 소이폰

8. 물론 실력과는 달리 인품은 악인에 가까운 불온분자도 섞여있으며,

-> 데스마스크, 아프로디테 / 마유리, 카나메, 긴

9. 그 정체를 숨기고 조직을 장악한 사건의 진정한 흑막 또한 실은 이들 간부 가운데 한 명이다.

-> 사가 / 소스케

10. 결국 '진정한 흑막 및 일부 불온분자'들을 제외한 간부들은 이
싸움 이후 주인공 측을 인정, 같은 편이 된다. 하지만 그들의 본래
임무는 본토 방위이기 때문에 그 다음 싸움에서는 별 활약은 없다.

-> 대신 임자없는 성의를 보내줌 / 대신 부장 몇 명을 보내줌

11. 심지어 그 중 일부는 다음 싸움에서 어떤 이유로 힘을 제약당하고 큰 수모를 겪기도 한다.

-> 하데스 성의 결계 / 현세에서의 영압 한정

12. 한편 이들을 상대하려면 이들이 구사하는 '어떤 특수한 경지'에 도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 세븐센시즈 / 만해

13. 물론 후반에 가면 이를 넘어선 또다른 경지들이 계속해서 나온다.

-> 에잇센시즈, 신성의 / 바이저드, 아란칼

14. 인물들의 힘은 강약의 차이와 더불어 특성의 차이 또한 존재하며 이는 주로 각 진영
별로 통일된, 그러나 각 개인별로는 유니크한 형식의 고유무장과 한 세트로서 구현된다.

-> 성의 / 참백도 (성의 쪽은 사실 조금 이야기가 달라지지만)

15. 물론 이와는 전혀 상관없는 능력도 더러 존재한다.

-> 신의 능력 / 사상의 거절 등

16. 주인공 일행 중 가장 약해보이는 인물이 실은 가장 터무니없는 잠재력을 지녔다.

-> 슌 / 오리히메

17. '공주님'은 전투능력은 그저 그렇지만 막강한 치유능력을 지녔다.

-> 아테나 / 오리히메

18. 첫 '제한시간 내에 정해진 숫자의 적 간부들을 물리치고 공주님을 구하라!' 미션이 종료
되면 '진정한 적'측에서 파견하는 선발대와의 탐색전을 가진 후 재차 적의 본거지로 진입해
'제한시간 내에 정해진 숫자의 적 간부들을 물리치고 공주님을 구하라!' 미션이 되풀이된다.

-> 7인의 해장군, 108마성(혹은 마계3거두) / 십본도 에스파다

19. 이들 '진정한 적' 간부들 중에는 먼젓번 싸움의 거물들과 연관이 있는 인물이 몇몇 섞여있다.

-> 카논, 5인의 부활한 황금성의 / 소스케, 긴, 카나메

20. 선발대 중 '설정 상' 적들 중 손꼽히는 실력자이면서도 왠지 밉지만은 않은 인물도 섞여있다.

-> 아이올리아, 소렌토, 라다만티스 / 렌지, 바쿠야, 그림죠

21. 이길 수 없도록 강한 적이 나오면 '그 적보다 더 강해져서' 이기는 드래곤볼과 달
리 아무리 강해져도 '그에게 꿀리지는 않을 정도'가 고작이며 결국 그 승부를 좌우하
는 것은 '기합', 어떻게 이겼는지는 파악이 안 되지만 대혈투 끝에 '어떻게든' 이긴다.
그런데 힘들게 쓰러뜨린 그 적의 서열은 전체 간부들 가운데서는 중간급에 불과했다.

-> 데스마스크 등 / 켄파치 등

22. 싸움에 있어 숫자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 초당 1백발? 나의 광속권은 1만발에 달한다 / 동시 최대 108발? 나는 1200발이다

23. 현지인들이 보면 쓴웃음을 짓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무분별한 외국어 남용 경향이 있다.

-> 영어 / 영어, 라틴어?, 스페인어



...여기까지.

다시 들춰볼 것도 없이 그냥 머리에 떠오르는 것들
만 정리해도 이 정도라니, 실로 경이롭지 않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 블리치의 '변질'에 대한 논의는 '드래곤볼 화'가 아닌 '세인트 세
이야 화'라는 점을 전제로 놓고 이루어져야 할 것임을, 저는 강력히 주장하는 바입니다.

...아니 뭐 어느 쪽이든 사실 별 상관은 없지만서도

그냥 그렇다는 겁니다 ^^.

그럼... 좋은 시간 되시길.

덧> 소년만화인데 남성독자들 이상으로 여성독자들이 폭발적인 호응을 보이고 있
다는 점도 공통점이라면 공통점일지도. 진짜 이거 너무 비슷하지 말이지 말입니다.
by 벨제뷔트 | 2007/08/13 23:11 | 만화 잡담 [참고] | 트랙백(1) | 덧글(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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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존다리안의 지하세계. at 2007/08/14 00:03

제목 : 역시 세인트 블리치!
블리치는 드래곤볼의 꿈을 꾸는가 (...) 벨제뷔트님 블로그에서 트랙백.이전에 블리치에 대해 쓴 내 글.역시나 세인트 블리치였어....TT이대로 무슨 벽 같은 걸 못깨는 주인공들 앞에 호정 13대 대장들이 전부 나와서 지들 몸을희생해 벽을 깨부수면 끝나는 건가?그럼 우류는 뭐였을까? 처음에 적으로 나오는 걸 보면 잇키? 아니면 효가?차드는 당연히 시류-어퍼컷이 안나오니 무효라는 분들도 있을지도...-...more

Commented by dcdc at 2007/08/13 23:12
이렇게보니, 완벽하지 않습니까 OTL
Commented by RNarsis at 2007/08/13 23:13
저도 요새 왕건이니, 뭐니해서 결국 황금성의 모냥 꿈쩍도 안하고 있는 13대를 보면서 세이야의 향기를 느끼고 있었습니다.
Commented by 강설 at 2007/08/13 23:18
저도 호정13번대에서 황도12궁느낌을, 중앙에 탑에 공주님(?)을 가둬놨다는거에서 세인트세이야를 생각했는데 이렇게 비교해보니 확연하군요;;; 오오...
Commented by 존다리안 at 2007/08/13 23:23
저도 세인트 세이야와 공통점이 많다고 느끼고 있었습니다. 진짜 호정 13대는 골드세인
트의 후예들이라니까요?!

재미있는 것은 불온분자 스러웠던 마유리가 조직에 등돌리지 않고 계속 호정 13대에 남
아 일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대로 가다가 불구대천의 원수인 우류-우류쪽에서 일방적
으로 그렇게 생각하는 듯 하지만... 마유리 본인은 관심 밖....-를 무려 마유리가 도와주
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Commented by Tao4713 at 2007/08/13 23:25
.......이렇게 보니 확실히 세인트 세이야 군요.......-_-
Commented by Lainworks at 2007/08/13 23:26
우와 이건 뭐;; 갑자기 블리치가 보고싶어집니다?(....)
Commented by 존다리안 at 2007/08/14 00:00
트랙백 신고하겠습니다. 사실... 제 글을 한번 검색해 보니 이와 비슷한 글이 있었어요.
Commented by Laika_09 at 2007/08/14 00:15
23번에 올인(...)
Commented by FOE뽀에 at 2007/08/14 00:32
블리치...그런 만화였군요...(먼산)
Commented by 炫₂ at 2007/08/14 00:32
사실 어제 보고 리플 달고나니 글이 없어져서(...)
마지막 항목 보고 살짝 웃음이 났었는데 하핫; 요즘 블리치는 점프를 안 보기 때문에 그냥 나중에 기회 되면 볼까 하고 있는데, 정말 세인트 세이야를 노리고(?) 그렇게 짠 거라면...으음, 쿠보씨는 영원히 어른의 사정(?)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할 작가인가 하는 생각이 문득; 이래저래 씁쓸하군요 -_-;(요소들을 개별적으로 따지면 어른의 사정까진 비약일 수도 있겠지만요 -_-a;)
Commented by 백금기사 at 2007/08/14 00:43
세이야화는 변질보다는 본질이 아닌가 합니다;;;
Commented by 무사시 at 2007/08/14 07:26
잘 정리 하셨네요 ㅋㅋㅋ

동시 최대 108발? 나는 1200발이다

에서 엄청 유치하다 했었는데 ㅋㅋ
Commented by NAnoHA at 2007/08/14 10:04
본문중에서 줄에 그어진 '십본도'를 발견.

얜 바람의 검심에서 나오는거 아니던가
Commented by 고롱고롱 at 2007/08/14 10:41
차라리 여교사가 매끈매끈 만두게의 꿈을 꾸..;
Commented by E리아애비 at 2007/08/14 10:50
진짜군요.. 무서우리만치 맞아떨어지고 있어요=ㅁ=;;
Commented by An_Oz at 2007/08/14 10:51
22번 ㅠㅠㅠㅠㅠㅠㅠ 어찌나 유치했는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mmented by An_Oz at 2007/08/14 10:51
(저 블리치 좋아해요... 어흑)
Commented by 요르다 at 2007/08/14 11:37
오란다 부인은... 아 아니 이게 아니고. 개인적으로 21번 최고. 어떻게 이겼는지는 파악이 안 되지만 대혈투 끝에 '어떻게든' 이긴다... 아 핵심을 너무 잘 짚으셨삼.
Commented by 444★ at 2007/08/14 13:16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블리치를 꾸준히 모으고 있지요.(......)
Commented by milly564 at 2007/08/14 15:32
무, 무섭습니다!
Commented by 제목없음 at 2007/08/14 16:27
아아 왜 그랬나 이제야 알겠군요(...)
Commented by ㅇㅇ at 2007/08/15 00:42
세인트 세이야~ 이제 비로소 날아보자~~(뭐하는 짓이지 -_-;)
이걸 보니 포스넘치던 그 오프닝이 떠올라서 그만 -ㅁ-;
Commented by 마른미역 at 2007/08/15 16:06
그랬군요!!!
Commented by oldman at 2007/08/15 22:02
그동안 드래곤볼이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세인트세이야가 더 유사하다는 것을 이제사 깨닫습니다...ㅠㅠ
Commented by 노을 at 2007/08/16 17:51
노린 거군요.
Commented by 벨제뷔트 at 2007/08/18 02:14
dcdc 님> 수수께끼는 모두 풀렸스빈다...

RNarsis 님> 딱 포세이돈 전이랑 비슷한 형국이지요... 현세
에서 아란칼들과 치고받은 거야 하데스 전 전초전 삘이고 --.

강설 님> 저 스스로도 놀랐습니다;

존다리안 님> 제가 보기에 마유리는 아무리 봐도 싸이코 쾌락 살인마라...이쪽은 잘해야
직접 안 마주치다가 사라지는 선에서 끝나거나 하지 절대 주인공 일행과 손을 잡을 일은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본모습은 미남자라는 게 나올 때부터 매우 불안(...)하더군요 --.

Tao4713 님> 놀랍지 않습니까. OTL
Lainworks 님> 권해드리기까진 못하겠는데... 아무튼 저는 애매하게 엮여버려서 말이죠;
Laika_09 님> 기쁩니다 ^^.
FOE뽀에 님> 그런 만화였습니다... OTL
Commented by 벨제뷔트 at 2007/12/20 23:32
의미없는 리플은 삭제합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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