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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말에 발행된 토우메 케이의 최신간, '모모네 집'을 읽었습니다. 이건 정말이지... 근사하군요, 너무나도 근사합니다. 설마 이제와서 새삼스레 토우메 케이의 작품을 통해 이 정도의 감흥을 맛볼 수 있을 줄이야. '토우메 케이의 작품 가운데 가장 빼어난 작품'이 어느 것인가에 대해서는 독자들 모두 제각기 다른 의견을 품고 있을 겁니다만, 이 자리를 빌어 감히 단언하겠습니다. 적어도 '가장 사랑스러운 작품'이라고 한다면 지금 이 순간부터는 열이면 열 백이면 백, 어느 한 사람도 주저하지 않고 만장일치로 본작을 선택하지 않을 수 없을 거라고.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이 흥미로운 작품에 대해 몇 마디 적어보도록 하지요. ![]() (봐주실 거죠?) 사실 토우메 케이라고 하면 '꾸준히 여러 작품들을 발표해 왔지만 정작 이를 제대로 마무리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던 작가'라는 인상이 강하고, 또 딱히 틀린 말도 아닙니다만...본작은 그러한 토우메 케이 작품으로서는 이례적이게도 '처음부터 단행본 한 권 정도의 분량으로 끝을 내기로 계획'된 작품이라고 합니다. 그럼에도 결국 완결까지 대략 4년여가 걸렸으니 역시 쓴웃음을 짓지 않을 수가 없는 일이겠습니다만... 그렇게까지 해가면서 막상 내놓은 결과물의 퀄리티는 그야말로 예상을 아득히 뛰어넘을 정도로 빼어난 것이라, '그래도 토우메 케이의 작품을 읽는 것을 그만둘 수 없는 이유'에 대해 다시 한 번 상기시켜주고 있으니, 정말이지 얄궂을 따름이라고 할까요. 아무튼 기본적인 줄거리는 살짝 복잡한 가정사정에도 불구하고 모두의 보살핌 속에서 구김살 없이 자랐으나 막내에 대한 과보호 탓인지 아니면 천성이 그런 것인지 영 맹~한 데가 있어서, 미대 재수를 앞두고 최근 자취를 시작하면서 여러모로 바뀐 환경에 적응하느라 허둥대고 있던 주인공 '오카모토 모모네' 통칭 '모모'가 때마침 피어오른 사랑인지 아닌지조차 확실하지 않은 미묘한 감정과 더불어 가슴설레는 나날을 보내게 된다는 내용입니다. 필시 저자 본인의 경험에 기반을 두고 있으리라 추정되는, 이러한 미대 입시학원에 다니는 재수생이라는 설정과 그와 관련된 생생한 묘사는 저자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인 '예스터데이를 불러줘'를 통해서도 익히 접한 바 있는 것입니다만... 똑같은 재료를 가지고 보이지 않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생각대로 풀리지 않는 현재에 대한 초조감, 그리고 돌아올 수 없는 과거에 대한 회고 등 청춘의 고뇌를 그려냈던 예스터데이 때와는 대조적이게도 이번 작품 전반을 감싸고 있는 분위기는 말랑말랑함 그 자체. 이 점은 본작의 집필 모티브 겸 테마와도 닿아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실은 저자 후기에 따르면 본작의 모티브는 바로 저자 본인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접한 만화, 즉 '70~80년대 소녀 만화(들)'이었다고 하더군요. 어릴적 아직 글도 제대로 읽지 못하면서 친척 언니에게서 잡지를 빌려 탐독할 정도로 푹 빠져 있던, 그때 그 시절 만화(들)의 느낌을 자신의 스타일로 한 번 되살려보고 싶었다는 것. 정작 그러한 동기에 의해 만들어진 작품이 20대 이상 청년~성인 남성을 대상으로 하는 빅 코믹 스피리츠 지면을 통해 발표되었다는 현실이 아이러니하기는 합니다만... 어찌되었건 지금까지 익히 접해오던 토우메 케이 스타일에 반쯤 발을 딛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지금까지의 토우메 케이 스타일에서는 상상하기 힘들었던 여러 신선한 매력으로 가득 차 있는 독특한 작품으로 완성되기에 이르렀으니 결과적으로는 OK, 아니 그 이상이라고 해도 좋을 듯. 뭐니뭐니 해도 일단 여러 복잡미묘한 상황 속에서도 특유의 느긋한 페이스를 잃지 않고, 그러나 다른 한 편으로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느끼는 설레임에는 어쩔 줄 모르고 우왕좌왕하는 주인공 모모의 순정을 보고 있노라면... 너무나도 신선하고 너무나도 상큼하여 도저히 수습할 길이 없는 그 사랑스러움에 풍덩 빠져 허우적거릴 수밖에 없단 말이지요. 대체 왜 이제서야 이런 작품을 내놓은 건지! 물론, 거꾸로 생각하면 그동안 (다른 방면에서나마) 계속해서 필력을 쌓아온 덕분에 지금에 이르러 비로소 이런 것을 그릴 수 있게 된 건지도 모를 일이겠습니다만. ![]() (후에엥~) ![]() (뾰루뚱~) ![]() (우홋, 멋진 남자!) ![]() (...사랑스럽지 않습니까?) 사실 말 나온 김에 하는 말이지만 본작과 기존작들의 여러 차이점을 비교해 보는 재미도 만만치 않은데, 그 중에서도 특히 주목해볼 만한 것이라면 역시 작화 쪽에서 엿볼 수 있는 색다른 변화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점은 토우메 케이의 트레이드 마크라 해도 과언이 아닐 특유의 거친 선이 이번에는 무척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다는 것으로, 이 부분은 현재에도 진행되고 있는 동시기의 또다른 작품 ACONY나 예스터데이와 비교해도 명백히 차이가 나기 때문에, 단순히 '세월의 흐름에 따라 그림이 변한' 것이 아니라 '작품의 분위기에 맞춰' 저자가 확실한 의도를 가지고 변화를 준 것이라 봐도 틀리지 않겠지요. 게다가 일부 컬러 파트(매 회마다 4~8p 가량 컬러가 들어가는데 이게 단행본에서도 모조리 재현!)의 경우 컬러링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스타일로 변경되었는데 이게 또 느낌이 기가 막히는 게... 대체 얼마만일까요? 섣불리 '완성' 운운은 못하겠지만서도 상당한 기간 동안 좋게 말하면 '안정'기, 나쁘게 말하면 '정체'기에 들어서 있는 것만은 틀림없어 보였던 토우메 케이의 만화로부터, 이렇게까지 도전적이고 이렇게까지 신선한 인상을 받게 되는 것이? 결국 토우메 케이의 작품 세계는 결코 정체되어 있지 않으며 앞으로도 필요나 계기에 따라 얼마든지 또다른 경지를 향해 뻗어나갈 수 있다'는 사실을, 이렇게까지 근사한 방식으로 확인하게 되다니 나도 꽤 운이 좋은 사람 아닌가... 그런 기분마저 들더군요, 진짜로. ![]() (색다른 채색 방식) ![]() (물론 기존 방식 또한 여전합니다) ![]() (비교체험 극과 극) 뿐만 아니라 단행본 한 권으로 깔끔하게 마무리되었다는 사실 역시 토우메 케이답지 않은 점이기는 한데, 이번에는 오히려 그것이 야속하기까지 할 지경이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정말이지 여기까지 와서 또다시 토우메 케이 만화에 이렇게나 푹 빠져들게 될 줄이야. 아무쪼록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기회가 되면 좀더 그려보고 싶다'는 이 다음 이야기도 가능한 한 빨리 볼 수 있기를, 더불어 그때에는 이번 이야기가 아무래도 주인공 모모를 중심으로 돌아가느라 캐릭터로서 출중한 완성도와 매력을 갖추었을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모모네 '집'이라는 타이틀마저 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중이 줄어들 수밖에 없었던, 모모네 가족을 비롯한 다른 여러 주변인물들의 이야기도 좀더 만끽할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해봅니다. 그럼 좋은 시간 되시길. 덧> 여담이지만 커버에는 엠보싱 처리도 되어 있더군요... 촉감마저도 이렇게 사랑스러울 수가. 덧> 국내 일각에서는 '오래 전에 단편으로 끝났던 것이 수 년만에 시리즈화한 케이스'로 알려져 있었고, 사실 저도 그게 맞는 줄 알았는데, 실상은 조금 다르더군요.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처음부터 단행본 한 권 분량으로 예정되어 있었고 또한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소학관의 주간지 빅 코믹 스피리츠에서 매년 한 두 편씩 꾸준히(?) 비정개 '연재'가 되고 있었다고 합니다. 다만 맨 첫 편은 그 다음 네 편에 비해 다소 독립적인 성격을 띄고 있는 것이 사실인 데다 무엇보다 비정기 연재작이라 눈에 잘 안 띄다 보니... 오해입니다 어허허허. 이 글과 관련있는 글을 자동검색한 결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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