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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이 날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경사스럽게도 시무라 타카코 만화가 영상화되어 방송을 타는 날이.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시무라 타카코 원작 만화 중 첫 아니메화에 빛나는 작품, '푸른 꽃'에 대해 잠시 이야기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간략한 소개부터 하자면... 본작은 지난 2004년부터 오오타 출판의 격월간 잡지 망가 에로틱스 F에서 연재 개시, 2009년 현재 단행본으로는 4권까지 발행되어 있는 시무라 타카코의 최근작으로, 천혜의 아름다운 자연 환경과 고도(古都) 특유의 그윽한 정취가 맞물린 독특한 매력을 간직하고 있는 명소 - 카마쿠라를 무대로 삼아, 유서깊은 명문여고 후지가야 여학원에 막 진학한 주인공 오쿠다이라 아키라와 과거 아키라와 절친한 사이였으나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소꿉친구이자 또다른 주인공인 만죠메 후미 두 사람이 십 년만에 재회하면서 시작되는, 때로는 가슴 설래고 때로는 가슴 저리는 나날을 그리고 있는 작품입니다. 제목인 '푸른 꽃'은 19세기 독일의 낭만주의자 노발리스의 소설 '하인리히 폰 오프터딩겐'의 일본어판 제목인 '푸른 꽃'에서 따온 것으로, 원전이 된 소설의 경우 어느 날 꿈에서 목격한 푸른 꽃에 매료되어 버린 주인공 하인리히가 그 잔영을 쫓아 세상을 돌아다니면서 겪는 여러 만남을 통해 성장해가는 이야기였다고 하더군요. 본작과는 내용상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는 모양이지만, 그래도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환상 속의 푸른 꽃이 지닌 상징성과 더불어 '보답받지 못하는 마음'(이루어지지 않는 사랑)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그라들지 않는 동경'(혹은 미련)이라는, 이 만화의 주요 테마들과 제법 통하는 데가 있지 않은가... 하는 관점에서 보면 꽤나 그럴싸한 제목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 아무튼 '기본적으로는' 이제까지의 시무라 타카코 만화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는 작품입니다. 작중에서 주로 그려지고 있는, 미처 다 자라지 못한 성장기의 아이들, 섹슈얼리티의 혼란, 나아가지도 물러서지도 못한 채 제자리만 빙빙 돌며 계속되는 번민, 서로에게 온전히 닿질 못하고 엇갈리는 마음 사이로 싹트는 복잡미묘한 정념 등은. 예로부터 함께 해오던 독자들이라면 너무나도 익숙한 것들이지요? 그러나 흥미롭게도 다른 한 편으로 본작은 초기 시무라 타카코 만화가 지니고 있던 독특한 개성이자 동시에 신규 독자들에 대해 은근히 높은 진입 장벽으로 기능하기도 했던 특유의 불친절한 스토리텔링이, 훨씬 수용하기 용이한 형태로 개량됨으로서 접근성이 대폭 강화되어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형식 뿐만 아니라 정서적으로 상당한 변화가 있어서, 무덤덤하다 못해 건조하게 느껴지기까지 하지만 바로 그렇기에 때때로 엿볼 수 있는 일말의 감정이 더더욱 극적인 대비를 이루며 각별하게 와닿던 이전작들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음 또한 눈에 띄는 부분입니다. 저자의 또다른 작품인 '방랑소년'에 보면 "놀라운 걸, 그냥 걷고 있을 뿐인데도 화가 나 있다는 걸 알 수 있어."라는 대사가 나옵니다만 실은 본작이 딱 그런 경우라, 심지어는 이전작들과 유사한 상황에 대해서 유사한 태도로 담담히 응시하고(그려내고) 있을 뿐인 경우조차도 이전과는 전혀 다르게 온갖 종류의 감정을 가슴이 뭉클하리만치 잔뜩 머금고 있음이 분명하게 전해져오니 참으로 절묘하다고 할까요. 이는 초기 단편들로부터 대표작 '문턱의 아이들'과 '러브 버즈'를 거쳐 이어지던 기존의 노선으로 어떤 의미에서는 거의 극한까지 치달았던 이전작 '어떻게든 될 나날'과는 정반대에 가까운 방향성인데, 문제는 이러한 '변화'가 본작 하나에 그치지 않고 그 뒤로 발표된 모든 시무라 타카코 작품에 적용되고 있다는 점으로, 다시 말해 작품 자체로서는 물론 저자의 작품 세계에 있어서도 터닝포인트로서 커다란 의의를 지니고 있다는 이야기. 실제로 저 방랑소년만 해도 초기에는 예전 스타일이 어느 정도 남아 있었음을 떠올려보면... 시무라 타카코 애독자로서는, 필히 짚고 넘어가지 않으면 안 될 중요한 작품이라 하겠습니다. 단 이러한 노선의 변화는 실제 저자의 '마음이 바뀌었다'기보다는 이전부터 항상 속으로 간직하고 있었으나 애써 드러내지는 않았던 감정을 더이상 숨기지 않기로 '방침을 바꾼' 것에 가까운 느낌이라, 분명 이제까지와는 차별시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는 과거와 단절된 것이 아니라 아니라 오히려 좀 더 바람직한 형태로 계승된 것으로 보는 것이 옳지 않을까 싶군요. 대체 무엇이 계기가 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어찌 되었건 간에 결과적으로는 무척 근사한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무엇보다 저자 본인도 진심으로 즐기고 있는 것 같고... 그런 작품은 독자 입장에서도 더할 나위없이 즐거운 법이니까요. 아무튼 이 이야기도 어느덧 극중 시간으로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고 새로운 학년도로 접어들었는데... 과연 앞으로 어디까지, 어떻게 나아갈 것인지, 그저 궁금하고 기대될 따름입니다. 그럼 좋은 시간 되시길. 덧1> 여담이지만 여학교 학생들의 우정과 애정, 그리고 정념을 (여러 측면에서) 그리고 있는 작품으로서, 무엇보다 연재지가 연재지인데다 해당 잡지에 연재되었던 이전작 같은 잡지에서 연재되었던 이전작 '어떻게든~'의 전례도 있고 해서 상당히 하드한 묘사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될 법도 한데, 작품 자체가 분위기 즉 정서적인 면을 중시하는 경향이 짙어서인지 실제 표현 수위는 그리 높지 않습니다. 가끔 미묘한 상황이나 장면들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그냥 지나쳐가는 정도에 그치기 때문에, 어떤 의미에서는 경악스러울 정도였던 '어떻게든~'은 말할 것도 없고 '문턱~'에 나왔던 주인공 치아키의 첫 성경험 장면만 해도 이보다 훨씬 더 적나라한 편. 혹 그런 쪽으로 기대하시는 분들 계시면... 기대하지 마시길. 덧2> 분위기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본작의 '배경' (여러 의미에서) 퀄리티는 시무라 타카코 작품 가운데서도 최고, 정말로 이 이상가는 작품을 찾을 수 없을 정도의 경지에 달해 있습니다. 단순히 묘사가 뛰어나다 뭐 그런 소리가 아니고... '단지 두 사람이 같은 장소에 그려져 있을 뿐 아직 아무런 관계도 사건도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공간 그 자체에서 온갖 감정, 분위기가 묻어나오는' 그런 레벨이예요. 이 점에 있어서는 방랑소년마저도 앞지른다고 할까, 단 방랑소년은 본작에 비해 훨씬 다양한 공간을 무대로 삼고 있으며 또한 그쪽은 인간 관계 쪽에 좀더 중점을 두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볼 때에는 서로 우열을 가리기는 힘들다고, 아니 그 이전에 그러한 시도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생각합니다만. 덧3> 이건 아무래도 좋은 이야기이지만... 아시는 분들은 아시다시피 저자 시무라 타카코는 저 '문턱~'을 0가리켜 '(저자가) 반항기(였던) 만화'라 정의한 적이 있지요. 그렇다면 과연 지금은? 이 글과 관련있는 글을 자동검색한 결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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